아이 둘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패키지여행이 먼저 눈에 들어올 때가 있어요.
항공권도 알아봐야 하고, 호텔도 잡아야 하고, 어디를 갈지 정한 뒤 이동방법과 식사까지 네 사람 몫을 준비해야 하니까요.
“그냥 패키지로 가면 훨씬 편하지 않을까?”
그런데 아이 둘이 있다고 무조건 패키지가 편한 건 아니에요.
아이들이 정해진 시간에 잘 움직이고 여러 관광지를 많이 보는 여행을 좋아한다면 패키지가 편하지만, 쉬는 시간이 필요하거나 먹는 것과 관심사가 분명한 아이라면 정해진 일정을 따라가는 게 오히려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꼭 패키지와 자유여행 둘 중 하나만 고를 필요도 없어요.
아이 둘과 가는 가족여행에서는 항공과 호텔은 직접 예약하고, 이동이 어려운 날만 현지투어를 넣는 방법도 꽤 현실적이에요.
아이 둘이라서 패키지가 편한 경우는 분명해요
패키지의 가장 큰 장점은 여행지에서 부모가 계속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몇 시에 출발할지, 관광지까지 어떻게 갈지, 표는 어디서 살지, 다음 식사는 어디서 할지를 대부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면 됩니다.
특히 한 도시에서만 머무는 게 아니라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거나 관광지 사이 거리가 먼 여행이라면 이 차이가 커져요.
캐리어 두세 개에 아이들 짐까지 들고 기차와 지하철을 갈아타는 것보다 전용버스로 이동하는 편이 훨씬 편할 수 있으니까요.
부모가 여행계획을 짜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거나 해외에서 길 찾기와 언어 문제까지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패키지의 장점은 더 커집니다.
여행에서 자유시간보다 ‘내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더 중요하다면 패키지가 잘 맞아요.
그런데 아이 둘이라서 오히려 패키지가 힘들 수도 있어요
아이와 여행하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한 아이는 화장실에 가고 싶고, 다른 아이는 아침에 늦게 일어날 수도 있어요. 점심 메뉴를 싫어하거나 관광지보다 호텔 수영장에서 놀고 싶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유여행이라면 그날 일정 하나를 빼거나 호텔로 돌아가면 되지만, 패키지는 다음 사람들과 약속된 출발시간이 있어 마음대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특히 아침 일찍 출발해서 여러 관광지를 연달아 보는 일정은 어른에게는 “하루에 많이 봤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그냥 긴 이동과 기다림의 연속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패키지를 고를 때는 관광지를 몇 군데 가는지만 볼 게 아니라 호텔에서 몇 시에 출발하는지, 하루에 버스를 얼마나 오래 타는지, 호텔을 몇 번 옮기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한 도시에서 여유롭게 여행한다면 자유여행이 오히려 편해요
한 호텔에서 며칠 머물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여행이라면 자유여행의 장점이 커집니다.
아침에 늦잠을 자도 되고, 아이가 전날 너무 피곤했다면 오전 일정 하나를 없애도 돼요.
관광지를 두 곳 보려고 했는데 첫 번째 장소에서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게 놀고 있다면 굳이 서둘러 다음 장소로 이동하지 않아도 됩니다.
식사도 마찬가지예요. 정해진 단체식보다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고, 갑자기 쉬고 싶다면 카페나 호텔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오늘 여행 속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게 가족 자유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
대신 부모 중 누군가는 여행 내내 일정과 교통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가족은 쉬고 있는데 한 사람만 다음 지하철을 찾고, 입장권을 예약하고, 식당을 검색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자유여행이 전혀 자유롭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아이 둘 가족이라면 '반자유여행'도 생각해볼 만해요
패키지가 너무 답답하고 자유여행을 전부 준비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면 둘을 섞으면 됩니다.
항공권과 호텔은 직접 정하고, 이동이 복잡한 날에만 현지 데이투어나 차량투어를 예약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여행 4일 중 첫날은 호텔 주변을 자유롭게 돌아보고, 둘째 날은 거리가 먼 관광지를 현지투어로 다녀오고, 셋째 날은 아이들이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가는 식이에요.
이렇게 하면 매일 아침 단체 일정에 맞춰 움직일 필요는 없으면서, 가장 힘든 장거리 이동이나 관광지 예약은 가이드와 차량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 둘과 이동할 때는 교통편을 한 번 잘못 타는 것보다 힘든 날 하나를 투어로 맡겨버리는 게 가족 전체의 체력을 아끼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40대인지보다 아이들의 나이를 먼저 보는 게 좋아요
가족여행 방법을 고를 때 부모가 40대라는 것보다 사실 더 중요한 건 아이들의 나이와 여행 성향이에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처럼 낮잠이나 휴식이 많이 필요한 아이와 정해진 일정의 패키지를 따라가는 것과, 중학생에 가까워진 아이와 다니는 건 완전히 다릅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스스로 짐을 챙기고 1~2시간 이동도 잘 견디며 관광지 구경을 좋아한다면 패키지 일정도 훨씬 수월해져요.
반대로 아이가 어려서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맞춰줘야 한다면 자유여행이나 반자유여행 쪽이 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 둘이니까 패키지”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정해진 일정을 따라갈 수 있나?”를 먼저 생각해보는 게 좋아요.
패키지를 알아본다면 가격보다 일정표부터 보세요
비슷한 가격의 패키지가 두 개 있다면 호텔 등급이나 관광지 숫자만 비교하기 쉬워요.
아이 둘과 가는 여행에서는 오히려 일정표에서 이런 부분을 먼저 보는 게 좋습니다.
- 아침 출발시간이 너무 이르지 않은지
- 하루에 버스를 몇 시간 정도 타는지
- 여행 중 호텔을 몇 번 바꾸는지
- 아이들이 먹기 어려운 단체식이 많은지
- 쇼핑 일정과 선택관광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 가족끼리 쓸 수 있는 자유시간이 있는지
- 하루 관광이 몇 시쯤 끝나는지
관광지가 하나 적더라도 오후 7시에 호텔로 돌아오는 일정과 밤 10시까지 이동하는 일정은 아이들과 여행할 때 체감이 완전히 달라요.
가족 패키지는 얼마나 많이 보여주는 상품인가보다 네 사람이 끝까지 즐겁게 따라갈 수 있는 일정인가를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우리 가족에게 맞는 방식은 이렇게 생각하면 쉬워요
여러 도시를 짧은 기간에 보고 싶고 여행 준비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면 패키지여행이 편합니다.
한두 도시에서 여유롭게 머물고 아이 컨디션에 따라 일정을 바꾸고 싶다면 자유여행이 잘 맞아요.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지만 장거리 이동과 복잡한 관광지만 부담스럽다면 자유여행에 하루나 이틀 현지투어를 섞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 둘을 데리고 간다고 무조건 가장 편한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여행을 많이 보는 데 쓰고 싶은지, 가족 네 명이 편하게 보내는 데 쓰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면 패키지냐 자유여행이냐도 훨씬 쉽게 결정할 수 있어요.
